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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차 간호사가 느낀 중소병원의 장단점

웰쓰아로마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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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도 소개했지만, 저는 대학병원에서 17년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유와 더불어 복합적인 이유로 퇴사를 했었습니다.

2년의 휴식기 아닌 휴식기를 가지고, 지금은 2차 병원급에서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하실 거예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에는, 마지막 3년 동안은 자차운전을 해야 하는

거리 때문에 나이트 근무 후에 퇴근이 너무 힘들었기에,

집에서 가까운 2차 병원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재취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병원에서 80% 이상의 시간을 병원에 쏟아붓고 있었기 때문에

2차 병원급이라 급여가 적다는 말에도, 대학병원보다는 편할 테니까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들 공감하시죠?

 

 

처음 입사하고 나서는 연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병원은 처음이었기에

평간호사로 근무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정말 제 근무 때 일어나는 일들만

잘 처리하면 되었기 때문에 정말 최고로 만족하는 시간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물론, 근무가 체력적으로 덜 힘든 것은 아니었으나, 제 일만 잘하면 되니까

근무에 대한 부담이 적었고, 출퇴근 시간이 10분 전 후였기 때문에,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의 등교와 하교를 다 챙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기서도 책임 간호사가 되고,

시간이 더 지나서 수간호사가 되면서 급여는 거의 변화가 없는데

업무량은 점점 많아지고, 관리자로서의 할 일도 많아져서 처음과는 다르게

임상은 어딜 가나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만 4년 8개월간 느낀 중소병원의 장단점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 볼까 합니다.

초록색배경-일러스트-청진기-혈압계-근무하는간호사

 

1. 중소병원의 장점

1) 급여 대비 업무 강도는 비슷하겠지만, 절대적인 업무 강도가 낮다.

    절대적인 침상수가 적고, 외래를 보는 과의 수가 적기 때문에

    절대적인 업무 강도는 당연히 대학병원보다 낮은 게 맞습니다.

 

2) 나의 경우 집과 가까운 거리여서 출퇴근 시간이 절약된다.

     대학병원 근처에서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오래 다니실 분들은 대학병원 근처의 주거지로 옮겨오시게 되지요.

     하지만 중소병원은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가깝게 찾기 쉽기 때문에

     대학병원보다는 출퇴근 거리가 짧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3) 근무 조절이 유연하다.

     절대적인 업무 강도가 낮고, 인력의 수급문제로 힘들 때도 있지만

     근무시간의 조절이 대체로 유연한 편입니다.

     내가 원할 때 100%는 아니지만,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보다

     좀 더 유연하게 변경도 가능하고 조절도 가능해서 좋습니다.

 

4) 조직 구조가 단순해서 의사 결정 과정이 대학병원급보다는 빠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의사전달이 빠르고, 의사결정이 빠릅니다.

    부서장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대형병원보다는 아무래도 빠릅니다.

 

5)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다. 

    이건 복불복이라 모든 중소병원의 장점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대학병원에서 한 병동 내에서도 근무하는 사람이

    많아지니 서로 소통하기 어렵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적었습니다.

    중소병원에서는 특별히 모난 사람이 없다면, 근무하는 분위기는 좋습니다.

 

 

2. 중소병원의 단점

1) 전체 직원의 수가 적기 때문에, 니일 내일의 구분이 적다.

     내가 환자도 보고, 원무도 알아야 하고, 돌아가는 구조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1도 신경 안 썼던 부분들이에요.

     각자의 부서에서 맡은 일은 책임지고 처리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구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간호사가 이것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2) 업무를 함에 있어서, 간호업무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규모가 작다 보니, 담당자가 자기 일만 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게 남을 수 있고,

     여러 가지 부서의 일을 서로 도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익힌 경험 또한 나에게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시기에는 힘들 수 있습니다.

 

 

3) 입퇴사가 잦아서 실제로 느껴지는 업무부담이 크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내가 생각한 것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에,

     또는 다양한 이유들로 입퇴사가 실제로 자주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규입사자도 일을 배울 때 힘들고, 

     기존 근무자들도 신규입사자 교육에 많은 비중을 둬야 하기 때문에

     업무가 가중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4) 근무지, 시기에 따라서 업무강도의 편차가 크다.

    대학병원은 1년 내내 바쁘지만, 중소병원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무지에 따라서도 편차가 있고, 시즌을 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서도 업무 강도의 편차가 큽니다.

    조용할 때는 이게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요즘은 중소병원의 중증도가 많이 올라간 편이라서

    점점 강도가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5) 연구 및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여 성장의 기회가 부족하다.

     사실, 중소병원에서 교육을 열심히 보내주시는 곳은 잘 없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이유들로 교육에 참석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요.

     개인적인 배움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면, 스스로 성장하기는 어렵습니다.

 

 

6)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전원보내기가 매우 어렵다.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는 주로 중소병원에서 오는 환자들을 받기만 했기 때문에

    느끼지 못했는데, 환자를 전원 보내는 입장이 되어보니, 너무 어려워요~!!

    특히나 지금 대학병원급에서 진료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하루빨리 의료체계가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7)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워 재정적인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은 정말 실감이 납니다.

    대학병원급은 자격을 갖추었을 때 지원되는, 정부 지원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중소병원에서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재정적인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회복되기 어려워 꽤 규모가 있는 병원도

    문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같은 시기라면, 의정갈등과 어려운 경기로 인해서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퇴사는 하시면 안 되겠죠?

직업을 바꾸신다 해도, 어느 정도의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바꾸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임상에 계속 있고 싶은 분이시거나, 나는 간호사가 천직이다

하시는 분들은 이왕 일할 거, 규모가 있는 큰 병원을 선택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학병원급들은 그 역사나 규모의 면에서, 이미 많은 선배님들이

복지와 근무환경에 대해서 많이 개선시켜 왔기 때문에

우리가 노력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아도 누리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노력해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하네요.

 

 

저는 첫 째의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었는데,

육아휴직을  하면서 다른 일을 경험해보고 나서,

퇴사를 조금 더 고민해 봐도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휴식기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육아휴직, 분만휴가, 무급휴가, 리프레시휴가 등등)

잘 활용하셔서 충분한 고려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이라는 곳은, 한 번 퇴사하면 다시 들어가기는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딜 가나 내가 속한 조직만 보이고, 그곳의 문제점이 크게 보일 것입니다. 

지금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도 다른 누군가가 보면 장점이 많은 곳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 100%는 아니지만, 나름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으로

나의 직업과 직장을 사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게 되는 분들도,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한 번 다시 곰곰이 적어보세요.

저 또한 이전과 비교해서 답답함과 불만이 쌓이다가도

제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이 어느 날 갑자기 밀려오기도 합니다.

 

 

간호사 여러분, 후배를 아끼고 사랑합시다. ^^

선배님들도 존중해 주세요. 

모두 힘내시고 행복한 여러분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흔들리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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